2016. 4. 19. 21:55ㆍ01.암벽등반
설악산(雪嶽山) 한편의 시(詩)를 위한 길.2
등반일자 : 2015년 06월 13일 토요일
등반코스 : 한편의 시를 위한 길 1피치->8피치->하산
등반자 : 장천달, 이대겸, 이연복, 박미숙, 김춘희, 김춘화, 김형근, 한정예, 김영진
소요장비 : 개인기본장비외 자일 60미터 4동. 퀵드로우 8개이상.캠1세트. 슬링다수.
날 씨 : 흐림 (최저:13℃-최고:21℃)
[개요]
한국의 바윗길을 가다(56)
설악산(雪嶽山) '한편의 시(詩)를 위한 길'
한국경제 2014.09.25 글 김성률
' 한편의 시를 위한 길' 개척 동기
1987년 여름, 김기섭은 경원대산악부의 박찬득, 최승욱 등과 그 동안 마음먹고 있었던
노적봉 리지를 등반하려고 소토왕골에서 리지 초입을 찾으려 했지만
한참을 헤매다 지금의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의 좌측 리지로 접어들게 된다.
좌측 리지를 마치고 상단 부근을 통해 등반하던 중 선등자인 박찬득이
그의 몸통만한 바위를 잡고 추락하는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상단 등반 라인은 누군가 올라간 흔적이 없었기에 추후에 개척 등반을 하게 된다.
노적봉에 섰을 때 장엄한 토왕성폭포의 전경과, 토왕골 선녀봉을 중심으로 좌우측의 봉우리 풍경이
너무 장엄하게 아름다웠기에 마치 한 편의 장엄한 서사시를 보는 느낌이 들었고
개척 이후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개척등반팀은 리지 초입을 찾느라 등반 시간을 아주 많이 지체하는 바람에
상단을 올라가면서 눈여겨보았던 중앙 벽 우측의 짧은 리지 방향으로 하강을 하게 된다.
이 역시 초행이라 암각이나 작은 나무 밑동에 슬링을 걸고 거기에 의지해
위험한 하강을 밤이 깊도록 했고 그 와중에 자일이 흔들리는 돌들을 건드리는 바람에
크고 작은 낙석이 자주 발생해 공포 그 자체였다고 한다.
등반을 마치고 하산할 때쯤 누군가 등산로 바로 옆 나무에 큰 칼을 걸어놓은 것이 있어 식겁했다고 한다.
소토왕골은 이 지방 무당들의 굿터였던 것이다.
1989년 여름, 경원대산악부의 김기섭, 이종서, 전훈이 청운정을 출발해 노적봉 리지 개척 등반에 나선다.
리지 초입 찾기에 조금 애를 먹다가 본래 리지로 진입.
이종서가 선등하고 김기섭이 볼트 세팅을 하며 올랐다.
이튿날에는 상단을 개척하던 중 많은 비가 내려 등반을 포기하고
등반 장비들을 비 맞지 않게 숨겨 놓고 내려 온다.
삼일 째 되는 날은 날씨가 오락가락 하면서 운무가 끼는 등 좋지 않았으나 그런대로 등반할 만했다.
마지막 피치 개척이 끝날 쯤 하늘이 개이고 건너편 달마봉으로 쌍무지개가 떴다.
마지막 피치를 마치고 정상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길을 따라 정상에 섰고
정상에서 토왕골로 펼쳐진 풍광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그 뒤 상단 등반 루트를 통해 하강한 뒤 중간 지점까지 내려와 좌측 골짜기로 하산한다.
그리고 이름 붙였다.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라고.
등반로에 '산솜다리'가 많아 공개를 꺼렸지만
결국 월간 '산'에 공개함으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김기섭은 이후 노적봉 정상에서 토왕골 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선녀봉 좌우측 리지인
'경원대리지'와 '별을 따는 소년들'을 개척하게 된다.
그는 말한다. "부탁하건데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을 등반할 때는
개척자가 만든 본래의 등반선을 따라 등반해주기 바랍니다.
조금 어려운 구간을 빨리 가겠다고 못 쓰는 자일 등을 고정시키거나,
하단을 빨리 가기 위해 좌측으로 다른 샛길을 만들었는데 이는 경우에 많이 어긋납니다.
그리고 등반로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몰지각한 행위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 기사가 널리 읽혀진다면, 최소한 이 아름다운 바윗길에서 꽁초를 버리는 일은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5개의 바윗길과 암릉길을 개척하여 산악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한 시인 김기섭님은
안타깝게도 등반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불수의 몸이 되어 서울 용답동의 한 재활병원에서 투병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자.
김기섭님과는 그의 블로그(http://blog.daum.net/san62)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살피다가 혹시 '운명'이라는 글을 읽으며 전인권의 노래 운명이 흘러나오더라도 촌스럽게 울지 말자.
아름다운 바윗길 열다섯 개와 산쟁이중 제일이라 할 만한 글재주. 신이 시기할 만도 하지 않은가.
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어느 날씨좋은 날 백운대에 올라 일몰과 인수봉을 함께 바라보자고........
[설악산(雪嶽山) 한편의 시(詩)를 위한 길 위치도]
[설악산(雪嶽山) '한편의 시(詩)를 위한 길' 루트개념도]
[등반사진]
[5피치]
5피치는 피너클(Pinnacle :암릉이나 암벽 내에 있는 바위의 돌기부)지대로 작은 암각에 긴 슬링을 걸고 왼쪽 사면을 타야 한다.
피너클이 끝나는 지점에 볼트 1개가 박혀 있다.
하단 등반을 마치고 피너클 왼쪽을 돌아 작고 쉬운 슬랩을 올라 암릉으로 이어진 잡목지대를 10분쯤 걸으면 작은 비박지가 나온다.
비박지 좌우 양쪽으로 탈출로가 있다. 비박지에서 숲지대를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완만한 슬랩이 나온다.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구간이다.
피너클의 홀드를 잡고 등반을 하다 보면 저 아래로 까마득한 소토왕골이 내려다 보인다.
바닥까지의 거리는 약 150미터가 된다고 한다
[6피치]
6피치는 완만한 슬랩을 올라 약간 턱진 크랙을 넘어 소나무에 확보해 갈 수 있고,
20m 더올라 볼트에 확보해 가는것이 시간이 절약된다.
[7피치]
7피치는 낙석의 위험이 있는 구간이다. 오른쪽에 박힌 볼트를 지나 짧은 오버행 크랙으로 간다.
낙석을 조심하면서 자유등반을 하거나 하켄에 걸린 슬링에 왼발을 딛고 일어나 또 다른 홀드를 잡으면 쉽게 넘어설 수 있다.
경사진 슬랩을 올라, 왼편 바위 날등으로 넘어가 소나무에 확보하면 된다.
7피치 확보지점에서는 후등자의 모습이 안보이고 목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으며,
또 자일 유통도 원활하지 않으므로 후등자의 등반에 신경을 써야 한다.
[8피치]
8피치는 말등처럼 생긴 약한 경사의 바위를 올라간다.
짧은 크랙에 박힌 고정하켄 위의 좋은 홀드를 잡고 일어서면 쌍볼트가 나오고 실질적 등반이 끝난다.
잡목지대를 올라 작은 바위군을 따라가면 노적봉 정상이다.
[하산로]
하산로는 토왕성폭포 쪽의 작은 암봉으로 가야 한다.
하산로에는 나무에 빨간 표지기가 중간중간 매달려 있어 길 찾기는 쉽다.
작은 소나무에 매달린 표지기 오른편에 있는 살레와 볼트에서 25m 하강하거나, 조금 아래 작은 소나무에서 하강해도 된다.
하강이 끝나면 노적봉 남벽으로 붙어 가는 것이 내려가기 편하다. 벽을 따라 하산하다
작은 암벽이 나오면 왼편으로 난 마른 물길을 따른다.
물이 흘러나오는 지점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소토왕골 본류와 만나게 된다.
[끝]
도랫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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