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등의 요령

2012. 7. 12. 23:1806.등반지식

선등은 등반의 꽃이다. 즉 선등을 해냄으로써 등반의 완성을 이룬 것이라 말 할 수 있다.
최초 선등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등반자의 자신감이다. 이를 갖기 위해서는 우선 올라갈 루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그것이 자기의 평소실력보다 약간 낮은 등급이어야 함은 물론 이다.
확보자를 자기보다 등반 실력이 더 우수한 사람으로 두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장비들은 잘 점검하여 가지런하게 정리해둔다. 안전벨트의 장비걸이와 기어랙, 또는 배낭 멜빵끈에 분배해서 걸어놓되 너트나 프렌드는 작은 것부터 한 두 개씩 순서대로 카라비나에 가지런히 끼워놓아야 한다.
특히 확보물은 눈에 잘 뛰는 곳에 두어 필요할 때 손쉽게 빼낼 수 있도록 한다.

등반은 고도의 창의성을 내포한 행위라고 일컬어지는데, 왜냐하면 등반자는 난관에 부딪치면 해결할 능력이 저절로 생겨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여러 가지의 확보물로 중간확보를 하며 등반해 나가는 일이다.
중간 확보물의 간격이 멀면 추락거리가 길어지고, 반대로 가까우면 힘과 시간이 많이 소모될 뿐 아니라 확보물이 부족해 등반을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선등자가 갖추어야 할 등반능력 중에 하나가 이 중간확보의 설치 요령이다. 간격은 루트의 위험성과 난이도에 따라 다르나 어려운 곳에서는 2-3미터의 거리가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 확보물의 수에 맞물려 중요한 점은, 불규칙하게 설치된 확보물은 로프의 꺽임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로 인해 로프에 마찰이 커지게 되어 전체적인 로프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마치 아래에서 줄을 당기는 것처럼 느껴지며, 동작은 자연히 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이외에 더 큰 문제는 추락시 설치된 확보물들에 충격이 각기 전달되어 방향이 바뀌면서 빠질 수가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긴 슬링 등을 사용하여 자일의 꺽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자일이 크게 꺽이는 지점에서 마디(피치)를 끊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선등자가 나아갈 길을 잘 내다보고 지나온 길을 수시로 돌아봐야 한다.
생각하는 등반을 해야 하는 것이다.
자일 유통은 중간 확보물에 의해서만 억제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의 영향은 오히려 미미하다. 반면에 자일이 크랙에 끼거나 엉키면 꼼짝없이 내려와야 한다.
다운 클라이밍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아찔한 절벽에서 이런 헛수고를 하지 않으려면 앞은 물론 뒤도 항상 잘 살펴야 한다. 생각은 확보물에 카라비나 하나를 걸때에도 필요하다.
너트, 프렌드, 하켄 등 확보물은 빠르고 정확하게 설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낮은 대에서 미리 연습해 보는 것이 좋다.

기존 확보물을 이용할 때는 그것의 상태와 거기 달린 슬링의 안전성을 반드시 확인해 본 뒤에 카라비나를 걸어야 한다. 확보물이 불안하면 제2, 제3의 확보물을 설치해야 하고 슬링 이 낡았으면 자기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선등자와 후등자는 운명공동체다. 선등자가 아무리 잘 오르더라도 후등자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후등자가 어려운 곳에서 쩔쩔매거나 탈진하면 전체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자기확보가 끝나면 후등자 확보에 들어간다. 이 때 마디(피치) 길이가 자일 길이보다 짧아 후등자의 발밑에 줄이 많이 남아있으면 끌어 올린후 후등자의 로프가 팽팽해 졌을때에 확보기에 로프를 건후 확보를 시작한다.

후등자가 다 올랐으면 선등자는 그가 회수해온 장비를 건네 받아 출발전과 마찬가지로 가지런히 정리한다.
자일을 사려놓는 것도 중요한 일인데, 후등자 확보시 자일을 확보줄에 정리하면서 했다면 두 번 일을 하지 않게 된다.
후등자의 자기확보와 선등자 확보 준비가 끝났으면 다시 출발이다. 선등은 이런 과정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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