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30. 02:40ㆍ06.등반지식
오형비너와 디형, 변디형, 벤트형 등등 막비너는 각각의 쓰임새가 대체로 별 이견없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잠금비너에 있어서는 혼란감을 느끼기가 일쑤입니다.
아래는 다양한 잠금비너 locking carabiner들의 최적의 용도를 살펴보고
또 어떤 메이커가 더 좋은지에 관한 잡설입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잠금비너는 1930년대, 그러니까 처음 카라비너가 산악계에 도입된지 20여년만에 곧바로 개량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30년대, 늦어도 40년대에 잠금카라비너(Locking carabiner)를 국산화 했다고 합니다.
잠금비너는 일차적으로 막비너의 결핍을 극복하고자 나온 것입니다.
막비너의 제1의 결핍은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열리는 것'이죠.
오늘날 막비너의 다양한 생김새 역시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게 아니라 시간이 흐러고, 새로운 등반사조가 생기면서 드러난
어떤 결핍들을 해결하기 위한 결과물들입니다.
마찬가지로 각각의 잠금비너도 그러합니다.
예컨대, 벤트형 카라비너에는 잠금비너가 없듯이, 각각의 잠금비너는 최적의 용도가 각각 따로 있습니다.
오형 - 탈출용1개. 그리그리용 1개
변디형 - 팔자하강기용 1개, 중간자용 1개
HMS형 - 튜브확보기용 1개
윌리엄 - 자기확보용 1개

오형비너는 비너가 딸랑 몇개이던 시절, 그러니까 하켄에 걸고 반쯤 돌려 자일을 끼우던 시절에 최적이었죠.
그러나, 오형비너는 중심이 불안합니다.
그래서 카라비너중에 제일 약한부분인 개폐구쪽으로 하중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중심이 불안하다보니 같은 강도 kn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두껍게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오형비너는 디형비너보다 무게가 무거우면서도 kn이 작습니다.
이러한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D형비너가 개발되었습니다.
D형비너는 하중이 개폐부분에서 제일 먼쪽에 꺽여진 곳에 걸리기 때문에 O형비너의 한계를 극복했죠.
그러나 상대적으로 Open시 공간이 좁아서 수월하게 카라비너를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변디형 카라비너로 개량되었습니다. D형 비너는 그래서 과도기적 산물이고,
그리 고유의 쓰임새가 없다보니 카타로그에 없는 곳도 많습니다.

O형 잠금비너는 페츨 카타로그에 보면 도르레 사용시에 적합하다고 합니다만, 도르레는 한국산악계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장비가 아니죠.
대신에 O형 잠금비너는 탈출용으로 좋습니다. 가격도 싸거니와 자일이 걸림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안전벨트에 항상 하나쯤 달고 다니는게 좋습니다.

변디형 잠금비너는 kn이 높고, 중심이 불안하지 않으면서, 개폐구에서 제일 먼쪽에 하중이 실립니다.
이러한 까닭에 팔자하강기와 결합하면 최적입니다.

팔자하강기와 카라비너는 서로 메탈과 메탈이라 부딛히면서 열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변디형 잠금비너와 잘 어울립니다.
한편, 인수봉에 세명이상 올라갈 때, 세컨드가 자일을 묶을 때도 그래서 변디형 잠금비너가 좋습니다.
퍼스트와 라스트는 매듭으로 자일과 연결되어 있으나. 세컨드는 딸랑 카라비너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퍼스트와 라스트와 달리 세컨드는 초보일 경우가 많습니다. 실수할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카라비너를 풀리면, 참 어이없는 일이 생기죠.
게다가...

사진은 그 유명한 박쥐길 2피치 날개입니다. 세컨드는 퀵드로를 통과해서 날개를 뜯어야 합니다.
그런데...
초보는 당황합니다. 당황하기 때문에 초보이죠.
퀵드로를 통과한다는 게, 그만 당황해서 자기 카라비너를 풀 가능성이 과연 없을까요?

그래서 세컨드는 변디형 잠금 카라비너가 좋고요. + 거기다가 막비너 하나 더해야 합니다.
그래야 선등자만 믿고 가는 불쌍한 세컨드가 실수할 가능성이 확 줄어 듭니다.
확보라고 함은 기본적으로 '믿되 믿지 않는 불신' "Who Knows What?"입니다.
* 인공암장에서 톱로핑 할 때, 자일매듭하지 않고 카라비너로 안전벨트를 연결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고 실제 있었죠. 퀵드로 회수하면서 오른다는게 그만 자기 확보 카라비너를 푼......
실수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수이야기도 아니고요.
신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제 HMS 잠금비너의 용도입니다.
HMS는 '반까베스땅 매듭'의 약자라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튜브확보기와 팔자하강기로 교통정리가 되었지만,
6,70년대 확보기와 하강기가 백화쟁명처럼 다종다기하게 세상에 선보였었죠. 개발의 황금시대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Sunday Climber에게는 도리어 선택과 이용에 상당히 혼란스러웠죠..
따라서 우리의 UIAA는 가장 합리적이고 심플하고 실수 가능성이 적은 확보방법을 고민하였고,
그 결과 반까베스통 매듭을 이용한 확보법을 공인방법으로 인증했습니다.
이 반까베스통 매듭에 적합한 비너가 바로 오늘날 말하는 HMS 잠금비너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상황이 거의 없습니다. 딸랑 볼트만 박아놓은 상황은 거의 없죠. 대부분 와이어가 둘러져 있는데, 만약 이런 경우에도
사진에서처럼 HMS 비너보다는 '중심이 안정적인' 변디형 카라비너가 낫습니다.

HMS 비너의 주 용도는, 튜브확보기입니다.
튜브 확보기는 팔자하강기와 달리 자일이 카라비너와 마찰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카라비너의 모양이 중요해집니다.

각진 변디형 카라비너나 폭이 좁은 오형 잠금비너보다도 이렇게 폭도 넓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HMS 비너가 좋습니다.

둘중에서 왼쪽게 좋습니다. 오른쪽은 구석으로 자일이 쏠리기 때문에 하강할 때 자일에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한편,

자일과 마찰되는 부분의 단면적입니다.
좌측의 O형 또는 계란형, 가운데의 T 형, 오른쪽의 직사각형.
이중에서 어느것이 좋을까요?
자일을 부드럽게 감싸안고 도는 맨좌측이 좋습니다. 확보기용으로는 말이죠.
한편,
페츨에서 내어 놓은 윌리엄(william)락킹 카라비너가 있습니다.
이 비너는 오픈시 개폐폭이 제일 넓습니다.
이 비너는 튜브확보기에도 좋지만, 최적의 용도는 자기확보용입니다.
사진에서처럼, 낡은 슬링들이 칭칭 감겨있는 확보앵커에서 폭이 넓은 게 좋죠.
물론 Keylock 시스템이 좋습니다. 그래야 넣고 뺄 때, 걸림이 없죠...
* 참고로 윌리엄 비너는 페츨에서 내어 놓은 HMS 잠금비너의 이름일 뿐입니다.
그 이름은 노르망디(지금의 프랑스) 사람으로서 영국을 정복한 정복왕 윌리엄의 이름을
땄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한편, 페츨이 자랑하는 스프리트 Spirit 비너의 이름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서 좌측보다 우측의 Keylock 시스템이 좋습니다.
넣고 뺄때, 턱 걸리면 순간적으로 그리그리를 떨어뜨리는 식의 실수할 가능성이 많아지니까요....
* 한편 페츨 카타로그에 보면 각 잠금비너와 그 최적의 용도를 연결시켜놓은 그림이 있습니다만....
이상하게도 페츨이 자랑하는 '흉기' 그리그리에는 어떤 잠금비너가 좋을지는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그리그리와는 오형 잠금비너가 좋을 듯 합니다. 곡선이 두루 원만하니까요....
정리해서 말하자면,
오형 - 탈출용1개. 그리그리용 1개
변디형 - 팔자하강기용 1개, 중간자용 1개
HMS형 - 튜브확보기용 1개
윌리엄 - 자기확보용 1개
그러니까. 총 5개의 잠금비너가 최소로 필요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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