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北漢山) 수리봉 암장

2013. 3. 5. 15:1504.자연암장

 

 

북한산 수리봉 암장

 

수리봉은 북한산 서쪽방향 불광동 쪽에 위치하고 있다.
구기터널에서 불광동쪽으로 50m 정도 내려오다보면 오른쪽으로 철망으로된 입구가 있고,

 좀더 내려오면 용화사입구 약수터 맞은편 빌라골목으로 오르면 용화사 제1지킴터로 오를수 있다.
그곳으로 들어와 계곡을 따라 20분정도 오르다보면 왼쪽으로 수리봉이 보인다.

수리봉은 쳐다보는 방향에 따라서 시루봉, 독바위, 족두리봉 등으로 각기 다르게 불리는데,
높이 100여m, 폭 200m 정도 되는 화강암으로 슬랩크랙으로 형성되어 있다.

 

 

 

 

 

 

 

 

 

 

 

 

 

 

 

개척보고 : 북한산 수리봉 암벽코스


북한산 줄기가 동으로 향하다 보현봉을 일으키고 남으로 방향을 틀어 암릉을 형성하며 문수봉·비봉·향로봉을 거쳐

은평구 불광동에 이르러 마지막 꼬리를 내린 곳에 수리봉이다.
수리봉족두리봉·독바위라 불리며, 항아리를 엎어놓은 듯한 매끈한 화강암 봉우리로 이루어진 암장이다. 

2001년 수리산악회가을부터 필자와 정종기 회원을 중심으로 정밀 실사작업에 들어간다.
기존 길을 답습하다 처음 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해머질을 시작한 것은 당시 수리산악회 등반대장인 한중희씨.
그는 50세를 넘긴 나이에도 5.12급 코스를 리딩하는 실력자로 이미 수리봉 상단에
펜듈럼 · 족두리A · 족두리B 등 여러 기존 길을 만들었고, 최근 상단 페이스에 초 · 중급자용으로
막내길 · 날개길을 만들어 산악회 신입회원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2002년 가을부터 산악회에 중추적 역할을 하던 몇몇 회원들이 본격적인 루트개척 작업을 시작한다.

날개길 좌측에 연습루트를 내고 얼굴길이라 이름 짓고, 상단 아래쪽 페이스에 첫 출발이 까다로운
5.11a급 두 개의 길을 내고 원추리·구절초라 이름 붙였다.
이 루트는 비록 등반길이는 짧지만 출발동작이 의외로 까다롭고 두 번째 볼트 클립 전까지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상단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펜듈럼 코스 좌측으로 수리봉 정상에서 물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검은 물길 홈통엔 크랙과 침니 및 슬랩 등반이 혼합된 루트를 만들고 블랙홀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붙였다.
바로 이어 중단 숲 지대에서 시작되는 초급자용 코스인 교육슬랩과 연습크랙을 만들었다.
그후 수리봉에서 함께 등반하던 임무송씨가 해머드릴을 지원하고 수유리 정승권등산학교에서
캠프볼트와 행거 80개를 지원받아 루트작업은 진행하게 되면서 작업속도가 빨라졌다.

중단 중간길 우측엔 누군가 등반했던 흔적으로 썩은 링 볼트가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수리산악회에서
길을 정리하여 중단에 2피치로 된 루트를 2개 새로 냈다.

 
짭짤한 페이스와 페이스성 슬랩으로 이루어진 5.11b급 루트는 등반이 어렵다 하여 폐쇄회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1피치는 길이 27m, 등반난이도 5.11b로 약간 오버행 턱을 좌측으로 넘는 부분이 크럭스이며,
2피치는 길이 33m에 난이도는 5.11a를 매겼으며 좌에서 우 방향의 사선으로 등반하게 되는 페이스성 슬랩이다.
2피치는 A코스와 B코스로 나뉘며, 동작이 재미있다.

슬랩 루트로 38m의 1피치는 난이도 5.10b, 25m의 2피치는 첫 볼트 넘어가는 동작에 5.11b를 줬고,
상단 마지막 볼트 넘는 부분은 한 동작이 해결되지 않아 볼트를 밟고 일어서서 넘어가야 한다.
이 루트는 부드러운 등반라인을 따라 넘어간다 하여 실크로드라 불렀으며 현재 한 동작이 해결되지 않아
인공으로 넘어가는 상단 마지막 볼트 넘는 동작을 누구든 해결한다면 난이도 5.12b 또는 5.12c의
정말 멋진 길이 될 거라 생각된다.


10m 추락으로 탄생한 ‘수호천사
슬랩등반 위주의 수리봉에 이번 개척 때 페이스등반 루트를 몇 개 만들었는데,
그 중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길이 수리봉 하단 아빠길 좌측에 개척한
5.10b급 루트 솜다리와 5.11b급 루트 초롱길이다.


초롱길 페이스 개통 등반 때 어려운 동작을 쉽게 해결하여 도움 준 사람은 수리산악회 전 등반대장 전완재씨다.
그도 역시 사고 후유증으로 성치 않은 몸인데도 리딩 실력을 타고난 출중한 바위꾼이다.

솜다리와 초롱길은 실내 인공암벽에서만 기량을 연마하여 자연바위 경험이 부족한 클라이머도 재미있게 등반할 수 있는,
수리봉에서 몇 안 되는 페이스 루트다.


예전에 바위꾼들은 수리봉가족바위 또는 패밀리 루트라고 불렀다.
모든 루트 이름이아이길 · 형길 · 엄마길 · 아빠길 등 가족구성원 명칭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하단 아빠길 위쪽으로 넘어가는 페이스에 5.11b급 길을 만들고 재치꾼 임규성 회원이 첩길이라 이름 지었다.

2년에 걸친 개척작업이 마무리 될 즈음 마지막으로 하단 슬랩 형길 좌측에 길을 만드는 날 많은 회원들은
마지막 루트가 완성되는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해 모였다.
중단 테라스 피톤에 고정로프를설치하고 프루지크 매듭으로 등반하며 볼트 위치를 마킹하고
뒤따라 정종기 회원이 드릴작업을 하며 올라왔다

볼트 위치 마킹을 끝내고 내려오니 식사준비가 되어 있었다.
정종기 회원이 마지막으로 구멍 하나만 뚫으면 드디어 모든 작업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마음엔 여유도 있었고 서두를 필요도 전혀 없었다.

“종기야, 밥 먹고 하자.” 부르고 뒤돌아서는데
쿵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둔중한 소리가 등 뒤로 들려왔다.
돌아보니 2년에 걸친 개척작업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함께 해온 정종기 회원이 10여m를 추락하여 형길 아래 누워있었다.
안색은 창백하였으나 의식이 뚜렷하고 호흡이 고른 게 큰 부상은 아닌 듯싶었다.
하지만 척추나 경추 손상이 염려스러워 여럿이서 손으로 등을 떠받쳐 평평한 장소에 반듯이 누이고
119 헬기를 불러 상계동 백병원으로 후송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이 아니고 경과가 좋아 정종기 회원은 며칠 후 퇴원하였으며,
이때 마지막으로 완성된 루트를 수호천사라 이름 붙였다.


대부분의 수리봉 기존 슬랩 코스들은 오랜 등반으로 바윗면이 반질반질할 정도로 닳아있다.
그래서 초기 개척 당시보다 난이도가 한 단계쯤 높아졌기 때문에 개념도만 가지고 수리봉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미끄러운 슬랩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

 
이번에 수리산악회에서 개척한 새로운 길들은 바위 돌기가 살아있어 등반은 수월하지만 난이도는
기존 길보다 비교적 높은 편이다.  

 

등반에 참고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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